Busan · Seomyeon

서면 인테리어

부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번화가 1층. 임대료가 가장 비싼 층에서, 평수를 실제로 쓰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번화가 1층에서 실제로 사는 것은 '체감 평수'다

번화가의 1층은 같은 면적이라도 임대료가 높게 매겨지는 자리입니다. 십삼월디자인이 최근 진행한 서면 프로젝트만 봐도 고깃집(왕표연탄구이), 중식당(금용), 그리고 한때 서면에 자리했던 미용실(마리하우스)까지 업종이 제각각인데, 이 매장들이 공통으로 마주한 문제는 하나였습니다. 임대료는 1층 기준으로 매겨지는데, 그 면적을 손님이 실제로 넓다고 느끼게 만드는 일은 별개의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평당 단가가 비싼 자리일수록 “면적을 더 쓰는 것”보다 “있는 면적을 더 커 보이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됩니다. 저희가 서면 매장에서 반복해서 꺼내 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시선을 끊지 않는 소재. 금용 프로젝트에서는 벽 대신 유리블록을 썼습니다.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누지 않으면서도 빛을 확산시키고 외부 시선은 차단하는 소재라, 칸을 나눠도 실제 면적이 줄어든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 동선을 한 방향으로 정리. 왕표연탄구이는 비교적 좁은 면적을 가진 매장이었는데, 직선형 테이블 배치로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고 좌석 간격을 적당히 띄워 회전율을 확보했습니다. 통로를 넓게 남기는 대신 통로 자체를 짧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 큰 창으로 안과 밖을 잇기. 서면·전포동 상권에서 저희가 자주 쓰는 방식인데, 큰 창을 적극적으로 계획하면 실내 면적과 거리 풍경이 이어져 보여 물리적으로 늘리지 않은 면적이 시각적으로는 확장됩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분리된 기법이 아니라 함께 움직여야 효과가 납니다. 유리블록으로 시야를 열어놨는데 동선이 복잡하면 오히려 좁아 보이고, 큰 창으로 개방감을 만들었는데 하부 마감이 금방 상하면 오래된 매장처럼 보여 개방감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서면 매장을 설계할 때 저희가 항상 이 세 가지를 한 도면 위에서 동시에 검토하는 이유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면에서만 통하는 요령이 아니라, 평당 임대료가 높은 1층 상가라면 어디든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다만 서면은 유동인구 자체가 워낙 많은 자리라, 면적을 아끼는 설계가 매출로 곧장 연결되는 정도가 다른 상권보다 큽니다.

계약면적과 전용면적, 숫자가 다르다

서면처럼 임대료가 높은 자리는 계약서에 적힌 면적(계약면적)과 실제로 벽 안쪽에서 쓸 수 있는 면적(전용면적)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용 계단, 기둥, 방화구획 같은 요소가 전용면적을 깎아 먹기 때문입니다. 계약 전에 전용면적 기준으로 좌석 수·주방 면적을 다시 계산해보지 않으면, 도면상으로는 넉넉했던 공간이 실제 시공 단계에서 갑자기 좁아지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층고를 활용하는 것도 서면 1층 매장에서 자주 쓰는 방법입니다. 물리적으로 면적을 늘릴 수 없다면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거울을 벽면 일부에 배치해 공간감을 확장하거나, 조명 계획으로 천장고를 실제보다 높아 보이게 만드는 방식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큰 편에 속합니다. 다만 이런 시각적 기법은 동선·소재 계획과 어긋나면 오히려 어수선해 보일 수 있어, 전체 설계 안에서 하나의 요소로 다뤄야 합니다.

간판보다 먼저 보이는 것

서면처럼 매장이 밀집한 상권에서는 손님이 간판을 읽기 전에 매장 전체의 ‘실루엣’을 먼저 인식합니다. 조명 색온도, 파사드의 재질감, 입구가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같은 요소가 간판 문구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간판 디자인을 마지막에 얹는 요소가 아니라, 파사드 전체 계획의 일부로 초기 단계부터 함께 검토합니다.

업종이 달라도 원칙은 같다

왕표연탄구이(고깃집), 금용(중식당), 마리하우스(미용실)는 업종도, 손님층도, 객단가도 전혀 다른 매장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세 프로젝트 모두 “임대료가 비싼 1층에서 면적을 어떻게 체감시킬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고, 답은 소재와 동선, 시선 처리로 수렴했습니다. 서면에서 매장을 준비하신다면 업종보다 먼저 ‘내 매장이 감당해야 할 평당 임대료가 얼마인가’를 기준으로 설계 우선순위를 세우시길 권합니다. 평수가 넉넉해서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상권과, 평수 하나하나를 계산해야 하는 상권은 설계 방식 자체가 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면이라는 상권의 특징

서면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 상권이자, 오피스와 유흥·먹자골목, 쇼핑가가 한 블록 안에 겹쳐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서면에 입점하는 업종은 유동인구 하나만 보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그 유동인구를 실제 손님으로 바꾸는 것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공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왕표연탄구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가 세운 방향도 이것이었습니다. 화려한 연출보다 정겨움과 편안함, 다시 오고 싶은 분위기를 우선순위에 뒀습니다. 서면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인 만큼, 유행을 따라가는 인테리어보다 오래 유지되는 구조가 결과적으로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이 저희가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동시에 서면은 상권 부침이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진행했던 마리하우스 미용실도 서면에 자리했던 매장인데,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전했거나 운영을 종료한 상태입니다. 번화가 1층이라는 조건이 항상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솔직하게 짚어두는 편이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면의 손님층도 시간대별로 크게 갈립니다. 낮에는 인근 오피스와 쇼핑몰을 오가는 유동인구가 많고, 저녁 이후로는 먹자골목·유흥가를 찾는 손님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같은 자리라도 낮 장사와 밤 장사 중 무엇을 주력으로 할지에 따라 조명 밝기, 좌석 회전 전략, 간판이 강조해야 할 정보(메뉴 vs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저희가 왕표연탄구이에서 “조명은 분위기가 아니라 기능”을 우선한 것도, 이 매장이 저녁 시간대 회전율을 우선하는 업종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리적으로 서면은 전포동 카페거리와도 걸어서 이어져 있습니다. 큰길가는 서면 특유의 번화가 밀도를, 골목 쪽은 전포동 특유의 개성 있는 소형 매장 분위기를 갖고 있어, 같은 ‘서면 상권’이라도 큰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손님층과 임대료가 크게 달라집니다. 계약 전에 자리가 큰길 쪽에 가까운지, 골목 안쪽에 가까운지부터 확인하면 설계 방향을 정하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1층 임대료를 감안한 예산 배분

서면 1층 상가는 시공비 자체보다 임대 보증금·권리금 비중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인테리어 예산을 짤 때는 “전체 얼마”가 아니라 “어디에 먼저 쓰고 어디를 나중으로 미룰 수 있는가”를 구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저희가 서면 매장에서 우선순위로 두는 항목은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파사드·간판과, 오래 써도 손상이 덜한 하부 마감입니다. 왕표연탄구이도 손님과 자주 맞닿는 하부 벽면과 코너는 타일로, 상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유지 가능한 도장으로 나눠 시공했습니다. 전체를 고급 자재로 채우기보다, 손이 자주 닿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나눠 자재 등급을 다르게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주방·설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항목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줄이면 안 되는 영역입니다. 서면처럼 회전율이 매출을 좌우하는 상권에서는 설비 하자로 인한 휴업이 임대료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기존 매장을 인테리어 그대로 인수하는 ‘권리 승계’ 형태로 들어가는 경우도 서면에서는 흔합니다. 이 경우 기존 설비·마감을 얼마나 재사용할 수 있는지 먼저 진단하는 것이 예산을 크게 좌우합니다. 배관·전기처럼 벽 안에 숨은 설비는 겉보기로 판단할 수 없어, 철거 전 진단 없이 견적을 확정하면 시공 도중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리금이 있는 자리를 인수하는 경우라면 원상복구 조항도 예산에 미리 반영해야 합니다. 임대차 계약이 끝났을 때 어디까지 되돌려 놓아야 하는지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데, 이 범위를 넓게 잡아둔 계약서일수록 나중에 퇴거 시점의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서면처럼 임대료가 높은 자리는 계약 갱신 주기도 짧게 잡히는 경우가 많아, 초기 시공 단계에서부터 “나중에 뜯어낼 때 비용이 얼마나 드는가”까지 고려해 마감 방식을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번화가에서 오래 버티는 마감재

유동인구가 많은 자리는 그만큼 마감재가 빨리 상합니다. 서면 프로젝트에서 저희가 자주 선택하는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알루미늄·스테인리스. 왕표연탄구이의 시그니처 소재입니다. 반짝이는 금속 질감이 레트로한 무드를 만들어주는 동시에, 청결·내구성·관리 용이성까지 고려한 실용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테이블 상판과 후드 라인처럼 위생이 중요한 부위에 특히 적합합니다.
  • 유리블록. 금용에서 활용한 소재로, 은은한 빛의 확산·외부 시선 차단·공간 깊이감 확보를 한 번에 해결합니다. 벽을 세우지 않고도 구역을 나눌 수 있어 좁은 1층 매장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 노출 콘크리트·시멘트 톤 마감. 요란하지 않으면서 빈티지 무드를 만들 수 있는 저관리 마감으로, 손글씨 메뉴판이나 사인 요소와 잘 어울립니다.
  • 미끄럼 방지 바닥재.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매장은 우천 시 손님이 물기를 그대로 묻히고 들어오는 경우가 잦습니다. 입구 3~4보 구간만이라도 미끄럼 저항이 높은 바닥재로 구분해두면 사고 위험과 청소 부담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간판·사인물 소재도 서면에서는 따로 신경 써야 할 항목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낮과 밤의 조도 차이가 크고, 주변 매장의 간판도 화려한 편이라 소재 선택 하나로 시인성이 크게 갈립니다. 저희는 과하게 밝은 조명보다 대비가 분명한 색 조합과 단순한 타이포그래피로 ‘멀리서도 읽히는 간판’을 우선하는 편입니다.

한 가지 실무적으로 자주 놓치는 부분은, 간판이나 외부 파사드 변경이 구청 신고 대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면처럼 큰길가에 접한 1층 매장은 옥외광고물 규정을 적용받는 경우가 많아, 마감재를 정하기 전에 간판 크기·위치가 신고 대상인지부터 확인해두는 편이 공사 일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업종에 따라서도 확인할 사항이 갈립니다. 카페나 음식점은 소방법·위생법 관련 사항이 많고, 미용실이나 피부샵처럼 물을 다루는 업종은 전기·급수 계획을 더 꼼꼼히 봐야 합니다.

서면에서 실제로 시공한 사례

서면 고깃집 시공 사례는 부산 서면 ‘홍고박’ 고기집 프로젝트에서 사진과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레트로 감성으로 접근한 왕표연탄구이 시공 이야기와 중식당의 홀 디자인을 다룬 금용 프로젝트도 함께 참고하시면 서면 상권에서 업종별로 어떤 접근이 통했는지 비교해 보실 수 있습니다. 세 사례 모두 같은 상권, 다른 업종이라 서면에서 어떤 업태를 준비하시든 참고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입니다.

업종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리부터 계약하신 경우라면, 골조·전기·설비 상태를 먼저 진단해두시길 권합니다. 업종이 확정된 뒤 설비를 새로 넣는 것보다, 범용성 있는 기초 공사를 미리 해두는 편이 후속 공사의 범위와 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서면에서 매장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십삼월디자인은 상업공간 설계부터 시공까지 실내건축업면허를 보유한 스튜디오가 직접 진행합니다. 서면 1층 자리를 이미 계약했거나, 계약을 앞두고 평수 활용을 고민 중이시라면 도면 단계에서부터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계약면적과 전용면적의 차이, 원상복구 범위처럼 계약서만 봐서는 놓치기 쉬운 부분도 함께 짚어드립니다.

자리를 아직 정하지 않으셨어도 괜찮습니다. 후보지 몇 곳을 두고 평당 임대료 대비 전용면적, 방향(큰길 vs 골목), 기존 설비 상태를 비교해 드리는 것부터 함께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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